임상 현장에서 간호사가 가장 많이 수행하는 기본 간호술기 중 하나가 바로 기관절개관 관리(Tracheostomy Care)입니다. 특히 중환자실(ICU)이나 호흡기 내과 병동에서는 기관절개관을 유지한 환자를 흔히 볼 수 있으며, 환자의 안전과 회복 과정에서 관리의 정확성과 무균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관리는 단순한 절차가 아닌 환자의 생명 유지와 직결된 핵심 간호술기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기관절개관은 환자의 호흡을 돕는 필수 장치이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감염, 피부 손상, 기관 내 분비물 축적, 기도 폐쇄와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간호사와 간호학과 학생이라면 이 술기를 완벽하게 숙지하고, 환자 중심의 안전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1. 기관절개관(Tracheostomy Tube)이란?
기관절개관은 기관절개술(tracheostomy)을 통해 목 부위에 만든 인공적인 통로인 기관공(tracheal stoma) 또는 기관루에 삽입하는 의료기기입니다. 이는 상기도를 우회하여 직접 기관으로 공기를 통하게 하며, 환자의 호흡과 기도 청결 유지를 돕습니다.
기관절개술의 주요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기도 폐쇄 시 기도 확보 | 종양, 기도 부종, 심각한 외상 등으로 인해 상기도가 막혔을 때 즉각적인 호흡 통로를 제공합니다. |
| 장기간 인공호흡기 치료 | 장기간 기계적 환기가 필요한 환자에게 안정적인 기도를 유지하고, 기관내관(Endotracheal Tube, E-tube)의 장기간 삽입으로 인한 후두 손상을 예방합니다. |
| 분비물 제거 및 기도 청결 | 객담 배출 능력이 저하된 환자에게 분비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여 흡인성 폐렴을 예방합니다. |
기관절개관은 단순한 ‘호흡 보조 장치’가 아니라, 환자의 호흡과 생명 유지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 생명 유지 장치입니다.
2. 기관절개관 관리의 핵심 목적과 원칙
기관절개관 삽입은 그 자체로 감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관리의 목적은 단순한 청결 유지를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데 있습니다.
핵심 관리 목표
1) 기도 개방성 유지: 분비물이나 이물질로 인한 관의 폐쇄(obstruction)를 철저히 예방합니다.
2) 감염 예방: 절개 부위와 기관 내부는 세균 감염에 매우 취약하므로, 엄격한 무균술(Aseptic Technique)을 적용하여 기관지염, 폐렴, 패혈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막습니다.
3) 피부 보호: 분비물과 습기로 인한 기관루 주변 피부의 손상(skin breakdown) 및 감염(stoma infection)을 방지합니다.
4) 호흡 기능 최적화: 원활한 환기(ventilation)와 산소 공급이 가능하도록 기관 내 환경을 조성합니다.
3. 기관절개관 관리 – 흡인(Suction) 간호
기관절개관을 통한 흡인은 기도 개방성 유지의 가장 중요한 절차입니다. 비효율적인 흡인은 기도 폐쇄를 유발하고 심각한 저산소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그림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흡인 절차의 단계별 핵심
1) 준비 및 산소 공급: 멸균 장갑, 멸균 흡인 카테터, 멸균 생리식염수, 적절한 압력의 흡인기(성인: 120~150mmHg, 소아: 80~120mmHg)를 준비하고, 시술 전 100% 산소를 2분간 공급하여 저산소혈증을 예방합니다. 환자에게 흡인 필요성을 설명하여 불안감을 줄입니다.
2) 무균적 삽입: 흡인 압력을 걸지 않은 상태에서 무균적으로 카테터를 기관절개관을 통해 기관 내로 부드럽게 삽입합니다. 기침 반사가 유발되거나 저항이 느껴지는 지점까지 넣습니다.
3) 흡인 시행: 카테터를 서서히 회전시키면서 간헐적으로 흡인 압력을 걸어 분비물을 제거합니다. 1회 흡인 시간은 10~15초 이내로 제한하여 기도 점막 손상과 산소 결핍을 최소화합니다.
4) 후처치: 흡인 후 카테터를 멸균 생리식염수로 세척하고, 환자에게 심호흡을 격려하며 산소포화도, 호흡 양상을 면밀히 확인합니다. 반복 흡인이 필요한 경우 최소 1분 이상의 휴식 시간을 갖습니다.
임상 팁: 흡인 시 주의사항
1) 카테터 깊이: 너무 깊이 삽입하면 기관지 경련이나 미주신경 반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2) 음압 조절: 흡인 카테터를 삽입할 때는 절대 음압을 걸지 않아야 기관 점막 손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3) 응급 상황 대비: 흡인 후 청색증, 호흡곤란, 심박수 변화가 나타나면 즉시 흡인을 중단하고 산소 공급을 늘려야 합니다.
4. 기관절개관 관리 – 멸균 드레싱 및 피부 간호
기관절개관 주변 피부는 분비물, 습기, 기계적 마찰로 인해 손상되기 쉽습니다. Y-거즈와 멸균 드레싱을 이용한 관리는 감염 예방과 피부 통합성 유지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드레싱 교환 원칙 및 절차
1) 손 위생 및 무균술: 철저한 비누와 물 또는 알코올 기반 손 소독제로 손을 씻고, 멸균 장갑을 착용합니다.
2) 세척 방향: 기존 거즈를 제거한 후, 기관절개관 주변 피부를 멸균 생리식염수에 적신 거즈나 솜을 이용하여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오염이 적은 곳에서 심한 곳으로 원을 그리며 닦아냅니다. 필요시 멸균 생리식염수 이후 소독액(예: 0.5% 클로르헥시딘)을 사용합니다.
3) 피부 보호 및 거즈 적용: 세척 후 피부를 완전히 건조시킨 다음, 기관절개관 주변에 멸균 Y-거즈를 무균적으로 삽입하여 피부를 보호하고 분비물을 흡수시킵니다.
4) 주의사항: 직접 거즈를 잘라 사용하는 경우 섬유 조각이 기도로 흡인될 위험이 있으므로 가급적 멸균 Y-거즈 사용이 권장됩니다. 드레싱 교환은 하루에 2회 또는 분비물 등으로 오염될 때마다 즉시 시행합니다.
기관절개관 고정끈 교환
1) 교환 주기: 기관절개관 끈은 더러워지거나 젖으면 교체하며, 적절한 압력(목과 끈 사이에 손가락 하나 또는 두 개가 들어갈 정도)으로 고정합니다. 너무 느슨하면 관이 빠질 위험이 있고, 너무 조이면 혈관 압박 및 피부 괴사를 유발합니다.
2) 안전 확보: 끈을 교체하는 동안에는 다른 손으로 기관절개관을 반드시 단단히 고정하여 우발적인 발관(dislodgment)을 예방해야 합니다.
5. 기관절개관 관리 – 내관(Inner Cannula) 세척 및 교환
기관절개관의 내관은 쉽게 분비물이 굳어 막힐 수 있으며, 이는 기도 폐쇄의 주된 원인이 됩니다. 내관 세척 또는 교환을 통해 기도 개방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관 관리 절차
1) 내관 제거: 멸균 장갑을 착용하고 내관을 무균적으로 제거합니다.
2) 세척: 내관을 과산화수소수 용액에 담가 굳은 분비물을 녹입니다. 분비물이 제거되면 전용 솔(brush)을 이용하여 튜브 내부를 깨끗이 닦아냅니다.
3) 헹굼: 세척 후에는 멸균 생리식염수를 사용하여 과산화수소수나 세척액이 남지 않도록 완전히 헹굽니다. 과산화수소수는 점막 자극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합니다.
4) 재삽입 또는 교환: 깨끗한 멸균 거즈로 물기를 제거한 후(면섬유 조각이 남지 않도록 주의) 신속하게 외부 캐뉼러에 재삽입하거나 새 멸균 내관으로 교체합니다.
임상 팁: 과산화수소수 사용
과산화수소수는 혈액이나 농과 반응하여 거품을 발생시키는데, 거품 발생이 적다면 용액의 효과가 떨어진 것일 수 있으므로 새 용액을 사용해야 합니다.
6. 기관절개관 관련 합병증 및 간호사의 대처
기관절개관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간호사는 초기 합병증과 후기 합병증을 숙지하고 예방 및 즉각적인 대처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주요 합병증 및 간호 대처
| 합병증 유형 | 발생 시기 및 주요 증상 | 간호사의 대처 |
| 기도 폐쇄 (Obstruction) | 분비물 축적, 호흡 곤란, 청색증, 산소포화도 급감 | 즉시 흡인 시행, 내관이 삽입된 경우 내관 제거 및 교체, 응급 키트(Ambu Bag, 새 기관절개관) 준비 |
| 우발적 발관 (Accidental Dislodgment) | 기관절개관이 빠짐 (특히 수술 후 초기 48~72시간 '위험 시기') | 당황하지 않고, 기관공이 막히지 않도록 손가락 등으로 개방을 유지하고, 폐쇄기를 삽입하여 기도 확보. 즉시 의료진 호출 및 새 튜브 삽입 준비. |
| 감염 (Infection) | 기관루 주변 발적, 부종, 농성 분비물, 발열 | 드레싱 교환 주기 단축 및 철저한 무균술 적용. 분비물 배양 검사 준비 및 항생제 투여 모니터링. |
| 피하 기종 (Subcutaneous Emphysema) | 기관절개 부위 주변 피부를 누르면 '뽀드득' 소리(Crackle)가 남 | 기관 공기 누출 및 폐 손상 가능성 시사. 흉부 X-ray 등 진단 검사 준비, 환자의 호흡 상태 면밀히 모니터링. |
| 출혈 (Hemorrhage) | 기관루 주변 또는 흡인 시 다량의 혈액 관찰 | 출혈량 사정 및 활력징후 모니터링, 지혈 시도 및 의사에게 즉시 보고. |
7. 기타 필수 관리 항목 및 환자 교육
가습(Humidification) 관리
기관절개관 환자는 코와 상기도의 자연적인 가습 및 여과 기능을 우회하므로, 건조한 공기가 직접 기관지로 들어가 분비물이 끈적해지고 딱딱하게 굳어 기도 폐쇄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가습기 사용 | 청결한 가습기나 분무 요법(Nebulizer)을 이용하여 실내 습도 또는 흡입 공기 습도를 충분히 유지합니다. |
| 수분 공급 | 구강 섭취가 가능하다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도록 격려하여 전신적인 분비물 점도를 낮춥니다. |
| 식염수 점적 | 분비물이 진할 경우, 의사의 지시에 따라 기관절개관에 소량의 멸균 생리식염수(Saline)를 점적하여 분비물을 묽게 한 후 흡인할 수 있습니다. |
커프(Cuff) 압력 관리
커프 기관절개관을 사용하는 경우, 커프의 부적절한 압력은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 적정 압력 | 커프 압력은 보통 14~20 mmHg(20~30 cmH2O)를 유지해야 합니다. |
| 위험성 | 압력이 너무 높으면 기관 점막에 허혈 및 괴사를 일으키고, 너무 낮으면 기도 내 분비물 흡인 위험이 증가합니다. |
의사소통 및 일상생활 교육
기관절개관 환자는 말하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할 수 있으므로, 필기 도구, 그림 카드, 호출벨 등을 이용하여 원활한 의사소통을 돕고 환자의 불안을 경감시켜야 합니다.
| 목욕 및 수영 금지 | 기관루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 환경 관리 | 먼지, 연기, 에어로졸 스프레이와 같은 자극 물질 노출을 피하도록 교육합니다. |
| 식사 시 주의 | 풍선(Cuff)이 있는 기관절개관의 경우 음식물 흡인 방지를 위해 식사 후 커프를 유지하며, 앉아서 식사하고 식후 자세를 유지하도록 교육합니다. |
기관절개관 관리는 단순히 튜브를 청결히 유지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생명 유지와 감염 관리, 그리고 일상생활 복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도의 전문 간호술기입니다. 간호학과 학생은 기본 간호학 실습에서부터 무균술과 정확성을 철저히 숙지해야 하며, 임상 간호사는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모든 관리 과정에서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